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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결선…'중남미 좌파 대부'와 '열대 트럼프'의 대결
작성일 2022-10-03 11:41:12 | 조회 120
브라질 대선 결선…'중남미 좌파 대부'와 '열대 트럼프'의 대결
노동자 출신 룰라, 12년만에 권토중래 모색…부패 스캔들로 곤욕
군인 출신 보우소나루, 재선 도전…아마존 파괴 방치로 국제적 비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지윤 통신원 = 오는 30일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6) 전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은 달라도 너무 다른 인물이다.
좌파와 극우로 크게 갈리는 정치적 이념만큼이나 살아온 이력도 닮은 구석이 거의 없다.
'중남미 좌파의 대부'로 불리는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 북동부 궁핍한 농촌 마을 출신으로, 상파울루 이주 후 금속 노동자로 생계를 이어가던 중 노동운동을 시작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반면에 극우 성향의 정치인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탈리아계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한 육군 대위 출신 정치인이다.
이에 따라 이번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는 중남미 좌파와 우파의 가장 상징적 인물간 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동자당 소속의 룰라 전 대통령은 세 차례의 대선 도전 후 2002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재선에 성공,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으며 이후에도 계속 정치 현장에서 활동했다.
2010년 퇴임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는 지지율 87%를 기록하는 등 브라질 역사상 가장 인기 많은 정치인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1980년 브라질 정치 개방 과정에서 노동자당 창당에 참여한 그는 대통령 재임 시절 복지국가 건설을 목표로 삼고, 빈곤층을 위한 '보우사 파밀리아'와 기아 극복을 위한 '포미 제로' 같은 사회 보조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 사업은 국내뿐 아니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도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재임 동안 강력한 개혁을 추진해 1인당 국내총생산을 3배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 브라질을 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전환해 경제 강국으로 바꾸어놓았다.
위기는 퇴임 후에 왔다. 2018년 대선 출마설이 솔솔 흘러나오던 2017년 7월께 뇌물수수 및 돈세탁 혐의로 9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대권의 꿈이 물거품이 된 것은 물론 '부패정치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후 2019년 11월 형집행 실효성 문제로 석방된 뒤 지난해 3월에는 유죄 취소 판결까지 받아내면서 복권되며 명예를 회복했다.
이번 대선에서 그는 공약으로 공공 지출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조세 제도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저소득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기아 문제 해결과 아마존 삼림 벌채 감소 등도 약속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 출마하기 전까지 27년 동안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며 정치권에서 체력을 키웠다.
그는 한동안 정치권에서 주변 인물로 평가받아왔으나 2010년대 중반 노동자당 소속 당시 대통령이었던 지우마 호세프 탄핵 등 노동자당을 주요 표적으로 삼는 극우 정치 세력이 강해지기 시작하면서 주역으로 떠올랐다.
2018년에는 부패정치 척결을 내세우며 군부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권에 도전해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재임 동안 복음주의 가톨릭 지도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보수적 의제들을 추구해 왔다.
또한 아마존 지역의 무자비한 토지 개발과 착취를 방임하거나 지원하는 정책들을 펼쳐 화재, 벌채 등으로 인한 아마존의 파괴가 기록적인 수치를 연신 갱신하며 국제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퍼졌을 때는 이를 '가벼운 독감'으로 치부하며 심각성을 부인하고 방역수칙을 무시해 방역에 실패한 것은 물론 치료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은 약품을 치료제로 사용할 것을 주장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거침없는 막말과 포퓰리스트 성향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과 비교되며 '브라질의 트럼프' '열대의 트럼프'로도 불렸으며 본인도 공개 장소에서 대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칭송하기도 했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는 전자투표 시스템의 부정선거 가능성을 주장하며 선거 불복 의사를 시사하기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보우소나루는 대선을 앞두고 에너지 가격을 낮추도록 공기업을 압박하고 개헌을 강행해 사회지원금 지급을 늘리는 등 선심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kjy32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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